회사에서는 문제없어 보이지만, 속은 늘 무너진다?
조용하고 성실하며 ‘일 잘하는 직원’으로 보이지만, 늘 피로하고 무기력한 당신. 혹시 과잉적응형 고기능 ADHD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회사에서의 기대에 맞춰 자신을 지나치게 억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의 정체를 밝히고, 그 고통이 결코 당신만의 문제가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감정노동이 많은 서비스직, 교육직, 의료직, IT 업계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이 증상은 점점 번아웃과 우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잉적응형 고기능 ADHD란?
‘고기능 ADHD’는 평균 이상의 지능이나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지만, 주의력 결핍, 감정 기복, 실행 기능 저하 등의 ADHD 증상을 내면적으로 겪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과잉적응형’이란 말이 붙으면,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스스로를 지나치게 억누르며 살아가는 심리적 패턴을 의미합니다.
고기능 ADHD vs 일반 ADHD
항목 | 일반 ADHD | 고기능 ADHD |
집중력 | 쉽게 산만해짐 | 겉으로는 집중하나 내면에 피로 누적 |
실행 기능 | 시작 자체가 어려움 | 마감 직전 몰아서 하며 자책 |
감정 기복 | 즉각적으로 표출됨 | 억누르다 터지거나, 무기력으로 침잠 |
사회적 기능 | 문제 노출 빈번 | 외면상 문제 없음, 내부에서만 번아웃 진행 |
자존감 | 반복된 실패로 저하 | 겉으론 멀쩡, 속은 자책과 무기력에 시달림 |

착한 직원 A씨의 이야기
"일을 맡기면 빠르게 해낸다며 늘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엔 숨이 턱 막히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어느 순간엔 눈물이 나는 이유도 모르겠더라고요."
30대 서비스직 A씨는 자타공인 ‘모범 직원’이지만, 매일 아침 출근길이 괴롭습니다. 동료의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고, 실수하지 않으려 늘 긴장하며 살아갑니다.
최근 그는 ‘고기능 ADHD’ 진단과 함께, 과잉적응 패턴이 번아웃의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겉으론 잘 지내는 듯 보여도, 마음속에서는 계속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할까”**라는 목소리가 반복됐던 겁니다.
왜 이렇게까지 참게 되는 걸까?
1. ‘착해야 살아남는다’는 내면의 목소리
어릴 때 ADHD 특유의 산만함이나 감정적 반응으로 지적과 훈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점차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안전하다’**는 방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론 사회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억누르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2. 인정받기 위해 참는 습관
과잉적응형 고기능 ADHD의 내면 대화 |
“싫은 소리 들을 바엔 내가 그냥 하자.” |
“한 번만 더 참으면 괜찮아질 거야.” |
“지금 불편하단 말 하면 민폐일 거야.” |
이런 패턴은 결국 감정 둔감화 – 자기비난 – 번아웃 – 우울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직장인 고기능 ADHD가 겪는 3가지 고통
1. 감정 표현의 어려움
- 피로, 분노, 실망 같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억누릅니다.
- “나는 괜찮다”는 말 뒤에는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은 마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2. 과도한 자기 비판
- 실수나 부족함에 대해 무너질 듯한 수치감을 느낍니다.
- 객관적 성과와 상관없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매우 약합니다.
3. 만성적인 번아웃
- 자기 억제와 과잉노력으로 인해 에너지 고갈 상태에 빠집니다.
- 주말엔 누워만 있고, 출근 전날엔 불면과 압박감을 겪습니다
구분 | 고통의 유형 | 주요특징 | 내면의 생각/감정 | 결과 및 영향 |
1 | 감정 표현 억제 |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부담스러움 | “말하면 민폐일까?”, “나만 이상한가?” | 신체화 증상 (두통, 소화불량), 감정 폭발, 정서적 고립 |
2 | 과도한 자기비판 | 실수와 말실수에 과도하게 집착, 완벽주의 성향 | “방금 내 말 바보 같았나?”, “또 실수했어…” | 자존감 저하, 업무 스트레스 증가, 자기 신뢰 상실 |
3 | 만성 번아웃 | 꾸준한 과잉몰입, 감정·체력 모두 소진 | “이번 주만 버티자…”, “왜 이리 피곤하지?” | 퇴근 후 무기력, 우울감, 사회적 고립, 탈진 |
👉 관련서적 나는 왜 나에게만 가혹할까 | 사이토 사토루 - 교보문고 – 자기비난 패턴 이해에 도움
나는 왜 나에게만 가혹할까 | 사이토 사토루 - 교보문고
나는 왜 나에게만 가혹할까 | 습관적 자책, 자기비난에서 벗어나 내 안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법
product.kyobobook.co.kr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나도 과잉적응형 고기능 ADHD일까?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 “착하다”, “성실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 거절을 잘 못하고 늘 맞춰준다
- 감정을 말하는 것이 어렵거나 눈치가 보인다
- 해야 할 일을 미루지만, 마감 직전에 몰입한다
- 실수에 대해 심한 자책을 한다
- 정서적 피로가 쌓이며 무기력하다
- 주말이나 퇴근 후에 완전히 방전된다
👉 참고영상 유튜브: 조용한 성인 ADHD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
고기능 ADHD가 감정 억제, 자기비판,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주로 '왜곡된 사고 패턴'과 '행동 반복' 때문입니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 중 하나가 바로 **인지행동치료(CBT)**입니다.
1. 인지행동치료(CBT)란?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인지)과 행동을 바꾸어 감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심리치료 방식입니다.
‘내가 느끼는 고통은 외부 상황 자체보다는, 그것을 해석하는 내 사고의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전제하에 작동합니다.
2. 고기능 ADHD 회복에 CBT가 어떻게 도움 되는가?
고통유형 | 고기능 ADHD의 특징 | CBT 개입 |
감정 억제 | “말하면 민폐일까?” / 감정 표현 억제 | 감정 표현의 긍정적 결과를 직접 체험하게 하며, **‘표현 = 위험’**이라는 믿음을 수정 |
자기비판 | 사소한 실수에 대한 과도한 자책 | 왜곡된 자동 사고 인식 → “내가 부족해서 실수했어” → “모든 사람이 실수한다”로 재구성 |
번아웃 | 지나치게 몰입 후 완전 탈진 | 에너지 관리 훈련 + 일상 루틴 조절 → 주간계획표 작성, 자신만의 ‘회복 루틴’ 설정 |
3. CBT 실전 기법 예시
- 자동 사고 기록지 작성하기
- 상황: 회의에서 발표 중 실수
- 떠오른 생각: “난 바보 같았어. 다들 날 무능하다고 생각할 거야.”
- 대안적 사고: “한두 마디 틀렸지만 전체 발표는 괜찮았어. 다들 그런 실수는 한다.”
- 감정 일지 쓰기
- 하루 중 감정이 요동친 순간 기록 → 그때의 생각·행동을 함께 쓰면서 감정과 행동의 연결고리를 자각
- 자기비판 줄이기 루틴
- 하루에 자신에게 칭찬 문장 1개씩 말해보기
- “오늘 이 일은 잘했어.”, “나는 무조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4. 꼭 기억할 회복 포인트
- 감정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표현하고 다루는 방식을 배우는 것
- 실수를 자책하는 게 아니라 성장할 기회로 인식하는 훈련
- 타인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식을 회복하는 것
5. 회복을 위한 소소한 실천법 (행동 중심 CBT 적용)
- 하루 5분, 감정 정리 시간 갖기
- 불편한 감정을 적절히 표현해보는 대화 연습
- “나는 오늘도 괜찮았다”는 문장으로 하루 마무리하기
- 자신의 강점에 집중한 To-do 리스트 만들기 (예: '기획 아이디어 떠올리기' 등 자신이 잘하는 일 포함)
6. 참고: CBT 외에도 도움 되는 회복 접근
방법 | 설명 |
자기공감 훈련 |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비판 없이 관찰) |
감정 코칭 | 내 감정에 이름 붙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 배우기 |
심리상담 | 전문가와 함께 왜곡된 사고를 풀어내는 구조화된 대화 |
👉 관련 영상 TED – The power of vulnerability | 브레네 브라운
The power of vulnerability
Brené Brown studies human connection -- our ability to empathize, belong, love. In a poignant, funny talk, she shares a deep insight from her research, one that sent her on a personal quest to know herself as well as to understand humanity. A talk to shar
www.ted.com
자주 묻는 질문 (Q&A)
Q1. 고기능 ADHD는 치료가 필요한가요?
A.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치료적 접근이 권장됩니다. 상담, 실행 기능 훈련, 약물치료가 상황에 따라 조합될 수 있습니다.
Q2. ADHD 진단이 직장생활에 불이익을 주진 않나요?
A. 정신건강 정보는 비공개이며,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회사에 공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증상 이해와 조절은 업무 효율을 높입니다.
Q3. 과잉적응은 꼭 ADHD와 연결되나요?
A. 아닙니다. 하지만 ADHD 특성을 지닌 사람은 과잉적응으로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Q4. 성인이 되어 생길 수 있나요?
A. ADHD는 선천적 특성이지만, 직장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5. 자가진단만으로 충분할까요?
A. 자가진단은 참고일 뿐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가능합니다.
마무리: 참아온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닙니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힘든 건 의지가 약해서도, 성격이 이상해서도 아닙니다.
그저 너무 오랫동안, 혼자서 참아온 것뿐입니다. 이제는 나의 마음에도 자리를 내어주세요.
🔗 다른 심리학 글 보기
감정조절이 쉬워지는 뇌 훈련 앱과 호르몬의 비밀
“화가 날 때마다 후회하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힘드셨나요?”감정조절은 단순한 인내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호르몬, 그리고 훈련 가능한 지능의 작용입니다.이 글에서는 감정조절을 가능하
record4243.tistory.com
'심리학(정서 조절 및 자기 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에 빠진 아이, 뇌과학 기반 해결책은 따로 있다, 부모의 현명한 대처법 5가지 (6) | 2025.06.02 |
---|---|
요네즈 켄시도 고기능 자폐? 혹시 나도… 자폐 스펙트럼을 몰랐던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8) | 2025.05.27 |
“무기력한 나, 뜻대로 안 풀릴 때 회복하는 심리학” (8) | 2025.05.24 |
비 오는 날 멍해지는 이유, 감정·행동에 영향을 주는 뇌과학의 진실 (5) | 2025.05.16 |
자녀의 일탈,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 뇌과학·사회심리학으로 본 원인과 부모의 현명한 대처법 (0) | 2025.05.16 |